수영을 배우러 갔다 오면, 너무 피곤하다.
오후 5시 부터 강습인데, 한 30분 정도 먼저가서 수영하고 있으면, 강습이 끝날 때즈음 4시 40분 부터는 너무 힘들다. 물 속에서는 10분이 20분처럼 느껴지는 그런 마력이 있는듯.
아직까지 몸에서는 소독약냄새가 나고, 수영장 물을 코로 들이마신 덕에 아직도 코가 매콤하다.
피곤함을 지고 오랜만에 늦은 저녁잠을 자서 밤 10시 반에 깨어 버렸다. 오늘 밤도 일찍 잠들기는 어려울 듯. 어쨌든 낮잠의 여유는 달콤하고,, 왠지, 자고 개운하게 일어났는데도 내게 누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는 기분이 어느정도의 풍요로움을 느낀다.
백수로 취업한지 이제 한달정도가 되었다. 내가 그랬듯, 친구들도 현실속에서 꽤 많이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나는 2005년부터 일한다고 부산에 있었고, 2006년 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친구들은 이제 1년차 정도... 2008년 초에서 부터 취직소식들이 들려 왔으니, 나는 꽤 일찍부터 일을 하고 있었지.
지금 돌이켜 보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것 같다.
대학교 앞에서 자취 하면서
2000년 3월부터는 주말마다 예식장 연회장에서 서빙을 했다. 하루 37000원 정도 줬던가?
오전8시 정도 부터 일해서 오후 6시정도에 끝나는 일이었는데, 선배들은 노가다 만큼 힘든 일이라고 했었고, 나는 노가다를 해본적은 없었지만, 낮시간에 적절히 일하고 한번의 주말에 받아가는 7만4천원의 돈은 일주일을 쓰기에는 충분했다.
중고가게에서 헌냉장고나 전자랜지를 닦던 기억.
학교 앞 호프집에서도 두달정도 일하고,
혜화의 어느 재즈호프에서 서빙도 한 6개월 정도 했었지. 그러다가 입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1년 2월의 입대는 꽤 추웠고, 이런 집단에 들어오기에는 참, 코뭍은 애들이 왔다고 생각했었다. 훈련소와 자대에서는 애를 어른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꽤 재밌는 추억이다.
아마 군대에서 주관을 많이 가지게 된 것 같다. 전역할 무렵, 어머니의 말씀을 인용하자면 '뜬구름을 잡고' 전역했다. 사회에서 못할 것이 없는 자신감 넘치는 유기체였고, 전역하고 내게는 어이없게도, 10개월의 할일 없는 시간이 있었다. 군생활 2년 2개월, 2월에 입대해서 4월에 전역하는 바람에 그 해 복학은 애매한 시기였지.
뜬구름을 잡고, 나는 종잣돈 만들기에 주력했다. 그래봐야 겨우 신발가게 알바였고, 한달에 105만원 정도 받았었다. 밥값과 오가는 교통비를 생각해 3개월 후 집앞에 걸어갈 수 있는 메가마트 알바. 교통비와 밥값을 절약하니 한달 받는 80만원 가량의 돈을 거의 그대로 저축할 수 있었던 것 같았던 기억이 난다. 그 때 그게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이래 저래 돈 모으면서,,
그 때도 사실 나는 외국을 너무 나가고 싶어했다. 우리나라는 참 살기 좋은 곳이지만, 꽤 각박한 곳이라고 여기는 사실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그 때 모았던 이백만원 가량의 돈으로 나는 워킹홀리데이 호주or캐나다를 준비하고 싶었다. 복학할 등록금이 정말 아까웠다. 어쨌든 이래저래 집에서는 반대했고, 나는 중국으로의 보따리장수 체험 여행을 가게 된다.
첫번째 여행은 옌타이.
5박6일의 일정이었고, 마지막 이틀은 자유여행으로 한국에서 시계 고치는 일을 하시던 할아버지와 둘이서 동행했다. 다른 기억보다는 외국인을 신기해 하는 시장안에 작은 식당에서 식사를 했던 기억이 많이 나는 걸 보면, 역시 여행은 현지인을 만나는 일이 큰 것 같다.
그 때 우리는 면세점과 중국 시장을 이용해 이러저러한 물건을 샀다.
1. 발렌타인 17년산
2. 담배 한보루
3. 고추가루, 참기름, 참깨 등등
이런 것들을 사서 인천항에 도착하면, 여행사 사장이 브로커를 불러 준다.
그래서 차액을 남기고 브로커에게 인계하면 약 11만원 정도의 순이익이 생겼던 것 같다.
두번째 여행은 칭따오.
옌타이가 아닌 조금 더 큰도시 방문을 기다렸고, 칭따오 여정이 잡혀 나는 바로 참석했다. 두번째 여행에서는 그 당시 동대문 트렌드에 맞춰서 가방, 힙섹, 시계등을 사와서 기존에 사왔던 것들까지 사와서 팔았더니 45만원 정도의 수익이 생겼다. 대략 짐은 무시무시하게 무거웠지만, 공짜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