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오기 전 들었던 이야기로 인도는 영어를 잘한다.
네팔에서는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품격있게 생각한다고 했다. 네팔은 힌디어를 사용했고, 영어 통용도는 그럭저럭 높은 편이었다.
인도는 영어 통용도는 상당히 높다. 그러나 분명 인도 특유의 발음과 억양이 존재한다. 또한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는데, 특히 영국 통신사 Vodafone Store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발음과 억양은 화가난다.
중국에서 같은 방에 있었던 영국인의 발음과 호주에서 만났 던 영국 여자애들과 대화했던 기억, 그리고 여행중 만났던 몇몇 영국인들과의 대화를 떠올리면 Vodafone Store직원들의 인도식 영어는 분명 그들만의 영어라고 확신하고 싶다.
지금 나의 영어실력을 주관적인 입장으로 얘기하면, 약간의 대화를 해 보면 독일이나 네덜란드의 영어(약간 강한 발음)인지, 영국의 영어(강한 발음과 t발음이 많이 들림)인지, 프랑스나 그 기타의 유럽피언(차분하고 익숙하고 편안한 발음)들인지, 미국의 영어(한국에서 흔히 듣고 배우는 굴리는 발음)인지 남미의 자신감 넘치는 영어인지 50%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익숙한 발음은 아직까지는 미국의 영어와 호주의 영어이다. 호주는 과거 영국의 속국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내 느낌은 오히려 영국사람들 보다 비교적 편안하게 들린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종종 어떤 사람들을 만나면 나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기본적인 문법조차 잊을만큼 당황스러운 대화를 경험하기도 한다.
마날리에서 맥그로드간지로 같이 온 프랑스 친구와 같은 방을 쓰고 있는데, 그의 말이 조금 빨라서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서로간에 어느정도 익숙해 진 듯 하다. 또한 내가
"내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아쉬워." 라고 했더니 그는
"너의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너의 영어는 충분히 성장해 있을거야. 니가 여행을 시작할 때에 비해 지금 너의 성장한 영어실력을 느낄 수 있지 않니?"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스웨덴의 소녀는 나에게
"너의 영어는 아주 좋아(quite good)." 이라고 표현해 주며,
"평소에 영어를 계속 쓰면 좋아질 거야. 이를테면 계속해서 영어로 메일을 쓴다거나 영어영화를 볼 때 영어자막 또는 자막없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거지."
라고 말한다.
스웨덴 여자애들이 운영하는 이 곳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왠지, 자막없는 시트콤을 보고있는 기분이 든다.
한 달 전에 시작한 영어일기는 고작 두 번째에 머물고 있지만 비교적 저렴한 여행인 인도에서 제대로 영어공부좀 해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또한 한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나는 여행을 떠나올 때 중학교 영어의 기초가 되는 Man to Man 기초영어 책을 들고 왔다. 많은 이들이 문법에 치우친 한국식 영어 강의를 좋지않게 생각하지만, 제대로 언어를 하기 위해서 나는 문법이 기본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언어든 기본적인 몇가지 단어와 원리만으로도 생존 회화가 가능하지만(나의 중국여행처럼), 문법은 그 중 기본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