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인도, 스리랑카를 묶어 얘기하자면 얼추비슷한 나라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물론 다른 나라임은 분명하다. 중국과 한국, 일본이 다르듯이.
스리랑카에서 여행에 대한 어느정도의 매너리즘에 빠졌었다면 쿠웨이트를 오면서 그것은 완전히 깨어지고 신선하고 즐거운 여행 그 자체가 되었다.
콜롬보에서 오전 11시40분에 출발한 미힌랑카 항공기는 그로부터 한시간 후 어떤 공항에 도착하였다. 두바이를 경유하는 비행기라지만, 너무 빨리 도착한 것 같아 끼고있던 이어폰을 빼고 옆사람에게 "두바이?" 라며 물어보았더니, 콜롬보란다. 한시간 반 전에 출발했던 콜롬보.
항공기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계기판 쪽으로 추측된다.) 돌아왔다고. 보통 이륙하고 항공기가 성층권에서 안정적인 운행을 하기 시작하면 바로 기내식이 나오는데, 콜롬보로 돌아오는 바람에 밥도 못 먹고 1시가 되었다. 공항에서 정비요원이 나와서 수리를 하는데 40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했고, 약 한시간 후에 다시 중동을 향해 출발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아침 7시에 매워서 반도 못먹은 YMCA의 라이스앤커리 이후에 오후 3시에 먹는 기내식은 객관적으로 맛은 그냥 그랬지만, 너무 맛있게 다 먹어 버렸다. 그리고 부족한 잠을 조금 채우고 기내의 흔들림에 잠을 깼을때는 오만(Oman)의 상공이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오만은 녹색은 거의 없는 모래의 나라. 흙산들... 그 풍경을 보면서 부터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꽤 시간이 지나 쿠웨이트 시간으로 오후 5시, 스리랑카 시간으로 오후 7시 반에야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두바이에서 내릴 사람은 내리고, 쿠웨이트를 가는 손님의 1/4가량은 항공기에 앉아 약 40분 가량을 대기했다.
그동안 항공기 문쪽으로 나가 두바이 공항의 공기를 좀 마셔봤더니, 이건 뭐~ 아름답다. 공기가 아름다워. 쾌적하고, 적당히 건조한 공기. 이런 신선한 공기, 훌륭하다. 저 멀리 대단한 건축물들도 보인다. 몇 년전 부터 그렇게 궁금해 했던 이 '두바이'를 '경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갈등했었으나, 갈등 자체가 필요 없는 일이었다. 그래, 두바이는 왔었어야 하는 곳 이었다.
두바이를 떠나는 시각에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두바이의 야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아름다웠다. 아름다웠다. 세번쯤 말하면 그 아름다움이 표현될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인간세상은 살아있는 '레고마을' 이었고, 특히 두바이는 일정 구역에 비정상적으로 높은(그래서 더 아름다운 장난감 마을 같은) 건물들이 모여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쿠웨이트로 향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그리고 쿠웨이트의 상공에서 항공기는 마치 '쿠웨이트 야경 구경 좀 하라'는 듯이 쿠웨이트 시티를 끼고 동쪽에서 북쪽을 돌아 서쪽으로 가서 동쪽을 보면서 착륙했다. 장난감 세상에서 자동차들은 수도 없이 많았고, 잘 닦여진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정체구간들이 종종 보인다.
이 사막속의 모던한 공간.
비행기에서의 7시간은 Time machine의 경험이었다. 과거에서 미래로... 그 벅찬 감동.
비행기에서의 7시간은 Time machine의 경험이었다. 과거에서 미래로... 그 벅찬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