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즐거운 하루였다. 일단 숙소에 짐만풀면 이러한 훌륭한 하루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10시에 일어나 씻고, 4층 로비에서 의자에서 쉬고있는 한국인 남학생들 두명을 보고 아침은 어디서 먹냐고 물어봤다가 그들과 동행인 여학생 세명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다. 혼자 나가려니 약간은 귀찮을 것 같아서 씻고 기다리기로 했다.
(사진 : 상해선장주점 내 방에서 바라본 창문밖 풍경)
씻고 가져나갈 것 정리하고 나갔더니 여전히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12시가 다 되어 나가서 식사한 곳은 어제 저녁에 갔던 Grand mother's restaurant.
어제 가긴 했지만 그 정도 맛이면 한국에서도 나쁘지 않은 맛이라 동행했다. 메뉴는 어제와 조금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맛이 괜찮았다. 그 친구들은 경북대학생, 북경갔다가 한국에 와서 나와 같은 6일에 Check out한다고 한다.
먹었던 것은,,,
라쯔지(튀긴닭인데 기름이 많지않고 고추 등의 채소와 버무림), 고바로우(뭔지 모르겠다.), 탕수육, 어제 먹었는데 맛있었던 계란과 토마토를 버무려 식용유넣고 튀긴(?)것, 밥 한공기
(사진 : 선장주점 바로 맞은편 Grand mother's restaurant 식사)
먹고 총 160위엔정도 나와서 30위엔을 줬더니 안줘도 된다면서 그걸로 후식 먹자고 한다. 그래서 1.5L 생수 한병 얻어서 숙소와서 미숫가루 태우고 침대에 누워 컴퓨터를 켜니 무선인터넷이 잡힌다. 네이트온 접속하여 나를 믿어주고, 빛나게 해주는 여자친구와 형과 누나에게 문자를 보내고, 30분 정도 누워서 아웃룩에 저장해 놓은 메일(블로그 포스트도 함께)을 보내고 짐을 싸들고 나왔다.
아점을 함께 먹었던 한국인 친구들이 예원옛거리와 황푸강을 건너는 유람선 둘 다 저녁이 괜찮다고 해서 예원옛거리 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 여전히 상하이는 공사중이었고, 번잡했다.
(사진 : 상하이는 공사중)
누군가 상하이 정부와 결탁하여 무료로 자전거, 오토바이, 대형버스 브레이크 잡을 때 소리나는 것 잡아주고, 클락션 소리를 부드러운 소리나 음악으로만 바꿔주는 일을 해주면 상하이는 아마 많이 쾌적해질 것이다.
상하이는 치안으로는 매우 안전한 도시다. 그러나 교통으로는 그닥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 본인만 조심하면 상관없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니, 도시가 유럽느낌도 나고 전체적으로 평지여서 그런지 시드니의 느낌도 나고 그렇다. 상하이 역시 유럽의 식민지가 아니었던가. 우리나라의 도시와 다르게 느껴진 것은 개발할 수 있는, 괜찮은 평지가 너무나 많다는 것.
(사진 : 아기가 똥을누면 바로 손으로 받을 수 있는...)
그래도 여행하기는 서울보다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건, 중국인들의 무질서함. 클락션과 브레이크소리. 쉴새없이 오고가는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들.. 보도에 차가 올라가 주는 건 기본! ㅎㅎ
공사중인 상하이를 보면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건설기술자들이 이 곳 상하이에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현상은 유지될 것이다.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은 얼마든지 많으니까.
오늘은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만큼의 적은양의 비가 하루종일 왔다. 덕분에 심하게 더운 상하이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서민으로서는 그렇게 살만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나는 도시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빈부의 격차가 꽤 심하다. 아파트는 중국어 선생님과 이야기 했던 대로 35평형 정도가 2~4억 정도 할 것 같다.
(사진 : 상하이 부르주아 아파트 정문)
입구가 사진과 같이 닫혀 있다. 경비도 있고, 거기서 나오는 젊은 친구들은 꽤 부자인 것 같다.
(사진 : 상하이 서민들이 사는 곳)
서민들이 사는 곳은 사진과 같다. 약간은 지저분하고 종종 음식물 쓰레기 냄새도 나지만, 주택가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물가는 서울과 거의 흡사하다고 보면 되겠다. 나라에 따라 비싸고 싼 것들이 있다. 당연히 중국은 야채, 과일 같은 것들이 비교적 싸지만, 입맛에 맛는 식사를 하려면 한끼에 30위엔 정도는 써야 할 것 같다.
예원옛거리는 우리의 인사동과 같다. 이것저것 살 것은 많은데 여행자들이 많은 곳이라 비쌀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설렁설렁 구경하다가 Bench에 앉아 좀 쉬면서 사람구경하고, 또 구경하다가 사람구경하고..
가다보니 드래곤게이트몰이 보인다. 어디에서나 흔한 깨끗한 쇼핑몰 같이 보여서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꽤 잘지어놓은 것 같다.
(사진 : 드래곤게이트몰.. 이런 거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지도에 나온 큰 쇼핑몰이겠지..)
동쪽으로 걷다보니, 만두와 우동(?)을 파는 집이 보인다. 우동은 8위엔, 만두는 5위엔.. 슬슬 배가 고파지는 것이 싼 거 하나 사먹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만두의 가격을 물어보니 5위엔. 만두 포장해서 슬슬 숙소가 있는 북쪽으로 걸었다.
(사진 : 5위안짜리 만두 포장..)
생각보다 멀었고, 무거운 짐에 슬슬 지친다. 내일부터는 노트북은 안가지고 다녀도 될 것 같다. 필요할 때 노트북에 한컴사전으로 중국어 좀 찾아 보려 했는데, 굳이 안봐도 될 것 같다.
상하이(인구 1670만)는 너무 도시라(아마도 서울의 3배정도 될까? 나중에 면적 한번 찾아봐야 겠다.) 굳이 DSLR을 쓰지 않고 똑딱이 카메라로만 찍고 다녀도 될 것 같으니, 노트북과 DSLR은 빼고, 작은 가방만 들고 다닐 생각이다. 지도는 뒷주머니, 가이드북은 손에 들고....
힘들게 숙소에 도착해서 일단 식당 가서 만두를 먹었다. 맛이 그냥 그렇다. 중국냄새가 난다. 어쨌든 5위안(천원)으로 한끼 해결했다는 생각을 하며 담배한대 피고 방으로 들어가니 데 룸메이트들이 왔다. 내 방에는 침대 7개가 있다.
한 명은 광쩌우에서온 사교성 최고인 착하게 잘생긴 친구하나.
한 명은 맥북을 쓰는 부르주아로 보이는 데 말이 없고, 서양인 하고는 종종 영어로 얘기 하는 것 같다.
두 명은 영어를 전혀 못하는 중국인
어제 같이 있었던 서양인 아저씨는 오늘 체크아웃 하고.
오늘 새로 온 서양인은 머리가 길고 혼자 밥을 먹고 맥주을 들고 다닌다. 그를 보니, 슬슬 맥주생각이 나서 선장주점(게스트하우스) 옥상에 마련된 테라스에 노트북을 들고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이 정도 쓴 지금, 500잔에 칭따오 맥주를 한 잔 다 마셨다. ㅋㅋ
오늘 새로온 룸메이트 남자 두명은 하얼빈에서 왔다면서 그 중 한 명이 꽤 괜찮은 영어와, 그럭저럭의 한국어까지 구사해 가며 말을 걸어온다. 몇 마디 나누다가 자기들은 어딜 간단다. 그러면서 같이 가겠냐고 물어보는데 3초의 생각 후에 같이 가겠다고 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그 곳은 진태대리가 얘기했던 마담투소였다.
(사진 : 상하이 마담투소에서 탐크루즈와..)
비가 조금 많이 와서 셋이서 우산 쓰고 이래저래 걷고 걸어서 30분만에 난징똥루에 있는 마담투소에 도착했다. 셋이서 사진을 찍고, 거기서 나와서 타워에 간다고 같이 가지 않겠냐는 물음에 안간다고 했다.
도쿄에서도 타워에 갔었고, 시드니에서도 타워에 올라가 봤지만,, (물론 상하이가 타워에서 보는 야경은 도쿄나 시드니보다 나을 것 같다.) 썩 기억에 남는 것 없고, 찍은 사진 다시 쳐다 볼 일도 없었던 기억인지라 돈을 아끼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파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중국은 밥과 반찬을 따로 시키기 때문에 혼자 가면 비교적 손해이다.) 맥도널드에 가서 버거를 단품으로 9.5위안에 먹었다. 치즈가 두장 들어가 있는 것이었는데 좀 짜다. 한국에서도 경상도에서 온 내가 짜다고 느끼면 아마도 외국인들한테는 꽤 많이 짤 것이다.
밥먹고 숙소에 들어와 바로 샤워를 하고,, 옥상의 카페 테라스로 왔다. 칭따오(여기서 먹는 칭따오는 확실히 한국에서의 칭따오와 다르다. 확실하다. 맛있다.)500 한잔 시키고 앉아 있는데, 룸메이트가 옆에 왔다. 사교성 최고(영어도 잘한다.)인 광쩌우에서 온 룸메이트. 알고보니 여기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 즈음에는 자기도 윈난성에 가볼 생각이라고 한다. 여기서 일하면서 살고, 또 어딘가로 가서 일하면서 살고 그렇게 살고 있는 친구다. 나이는 20살 즈음 되었을까? 그 얘기를 듣고 말해줬다.
That's really cool!
(사진 : 상하이 푸동신시가지 야경을 배경으로 왕선생과 함께..)
둘이서 황푸강 동쪽의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 한방 찍고, 몇 마디 이야기를 더 나누다가 그는 쉬러 가고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다.
(사진 : 상하이 푸동야경..)
이 정도면 오늘 하루의 정리가 되었을까? 사실 부족하지만,,, 그래도 꽤 자세한 하루이다. 내일도 이렇게 쓸 수 있을지 사실 확신할 수 없다.
비가 추적추적 오려 그래서 실내로 들어왔는데 모기가 너무 많다. 대충 여기서 접고 1층 인터넷 존으로 가서 랜선 하나 나와있는 거 꽂아서 아웃룩에 저장된 메일들 슬슬 보내 봐야겠다.
짜이지엔!
P.S. 이게 무슨일인지 모르겠지만, 아까도 느꼈는데 내 블로그 접속이 안된다. 제기랄… 사진을 올리려는데,, 나는 지금 아웃룩을 이용해서 메일로 내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인터넷 연결되었을 때 사진을 올려서 편집하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 블로그 접속이 안된다. 이게 무슨 일인지.. ㅠ.ㅠ
알고 보니,, 중국 정부에서 차단하는 싸이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