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하루였다.
트롱패디(Thorung Phedi : 해발 4441)에서 트롱패스(Thorung Pass : 해발 5416)을 거쳐 묵띠나트(Muktinath : 해발 3760)으로 내려오는 엄청났던 길.
정리하면 1000m를 올라가서 1800m를 내려오는 하루. 라운딩을 시작하면서부터도 가장 걱정했던 길이었으며, 기타 외국인이나 네팔사람들도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는 절정이라고 할까?
처음 해뜰때는 비교적 경관이 보이는 듯 하더니 이내 구름속으로 들어간다. 그 이후 구름속에서만 다섯시간은 보낸 것 같다.
오전 10시경 트롱패스(최고점)에 도착해 내가 가면서 노래를 부르던 Noodle Soup(라면)을 250루피(4000원) 주고 먹고, 말타고 사진도 좀 찍어본다.
프램에게 들은 이야기 이지만, 종종 트롱패스에서 묵띠나트까지 말을 타고 내려온다고 한다. 그렇게 말타고 내려오는 값이 대충 들어보니 10만원이 조금 넘는 듯.
어쨌든 그런 비싼 말을 타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트롱패스에서 사진이나 찍고, 그 근방이나 타고 갔다왔다 해 본다. 100루피(1600원)에…
트롱패스에
문제는 높은 고도에서는 라이터가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이지.
어쨌든 거기 티하우스의 주인 라이터로 어찌어찌 불을 붙여 본다.
라면 한 그릇 하고, 구름이 없다면 경관이나 좀 보겠건만, 이건 뭐 구름속에 있으니,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아쉬움을 남긴 채 묵띠나트를 향해 내려오는데… 여기서부터의 내리막길이 사람을 지치게 할 정도의 먼 길에, 경사가 심하다. 길에 돌도 많이 발이 미끌리기 좋고..
새벽부터 5시간을 걸어 1000m를 올라갔다가 다시 1700m를 내려오는 길에 나는 약간의 의욕을 잃었을 정도이다. 어쨌든 잠자려면 가야되는 길이기 때문에 just do it 이었지만.
(사진 : 패디에서 완전히 지친 행색)
(사진 : 패디에서 트래킹 중 처음먹은 라이스(카레밥))
마을, 묵띠나트는 아름다운 곳이다.
너무 지쳐 온 이 곳 메뉴에 스테이크(300루피:5000원)도 있길래 하나 시키고 글 쓰고 있다.
어쨌든, 트롱패스를 지난 지금 나는 안나푸르나 라운딩의 2/3를 지났고, 어려운 길은 거의 거쳤으며, 내리막길만 남았다.
(사진 : 묵띠나트에서 체력보충을 위한 야크고기 스테이크 - 너무 질겼지만, 고기가 든든하긴하다.)
여기서 나는 묵띠나트에서 하루 거리인 좀솜에서 비행기를 타고 바로 포카라로 내려갈까 생각하고 있다.